2012/11
자고 일어나면 계절이 두어 번 바뀌고 겨울이 와 있는 듯
올해는 뭘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금세 지나가는 느낌이다.
피검사를 하고 긴장하면서 기다렸던 내과 원장님의 전화...
콜레스트롤 210
중성지방 416
간은...
정상이다.
2년 동안 술을 그만큼 먹어댔는데
간이... 정상이다.
건강 상담을 하러 한의원을 찾아가봤다.
오랜만에 뵙게 되어 반가운 원장님과 3시간을 얘기하면서 담배피고, 커피마시고, 밥을 먹었다.
"샘요. 약 한 첩 지을까 싶어 왔드만.. 담배를주질않나, 믹스커피에... 기름진 밥까지 줍니까?" 라고 말하니
원장님은 잠시 나를 째리 보다가
"니는... 술이나 고마 쳐무라" 고 말했다.
컨디션이 조금 돌아오니 술 생각이 났다.
어디에서 술을 한잔할까 고민하던 중 모임 연락을 받았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반가운 술자리였는데 문득 그 모임의 근거가 궁금했다.
"어요. 근데 이게 무슨 모임이고?"
"이 모임?? 경구중학교 동창회 아이가"
경구중...??
내가 다녔던 학교가 아니다.
내가 다녔던 학교 동창회도 안 나가는데...
나는 왜 여기서 놀고 있는 것일까.
술을
아무래도 예전처럼 마실 수가 없다보니 뭔가 좀 허전해서
커피를 많이 마시게 된다.
맨 정신으로 있어보니 지난 2년 동안
맨 정신보다 술 정신이였던 시간들이 더 많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늘 취해 있었거나, 깨고 나면 늘 멍한 상태...
문득
그 정신으로 밥을 먹고 살았던 게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난히 잠을 많이 자고 편하게 쉬었던 11월
몇 장 남지 않은 다이어리를 꺼내었다.
올해 정리해야 되는 것들
내년의 계획들
다시
하나하나 적어본다.
올 한해는...
참 빠르게도 지나가는 느낌이다.
2012 November memory